- 23년 마지막 겨울, 홋카이도
리치버드입니다.
지난 2022년 10월 11일, 일본 여행의 비자 면제가 시작되었어요.
오늘까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많은 관광객이 일본을 찾고 있습니다.
저도 일본에 가고 싶은데요. 유기체 사이에서 혼란과 압박감 즉, 피로함을 느껴온 저는 이번 여행 목적을 '충전'으로 정했습니다.
되도록이면 현지인이 찾는 맛집, 현지인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지역, 너무 낯설지 않은 관광지로 떠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정한 지역은 바로 홋카이도입니다.
홋카이도를 선택한 이유
한국어로 북해도. 직역하면 북쪽 바다에 있는 섬이죠. 외래어 표기법상 '홋카이도'인데 정확한 발음은 'Hokkaido(혹까이도-)'에 가까워요.
간혹 훗카이도로 잘못 발음하는 때도 있는데, 헷갈릴 때는 북해도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일본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섬이자 보통지방공공단체이며, 47개 도도부현 중 가장 면적(83,424.22㎢)이 넓습니다.
인구는 면적에 비해 적은 528만 명인데요. 세계에서 21번째 넓은 섬으로 인구는 일본 전체의 4%도 되지 않는 한산한(?) 섬입니다.
일본은 4월에 오사카, 도쿄, 오키나와 등 남쪽 지역이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잖아요.
우리는 발 디딜 곳이 넓직한 곳을 가고 싶었습니다. 지리를 묻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친절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언어가 통하는 곳.
영어 또는 일어 소통이 수월한 곳도 원했다 보니 단번에 추려졌어요.
일본 구마모토? 홋카이도? 오키나와?
특히 일본 내에서도 가장 지역 요리의 맛이 좋고 물이 맑아 술맛이 좋다고 소문난 섬입니다. 이것이 제가 홋카이도를 선택한 주된 이유에요.
일본 내에서도 홋카이도 산 식재료는 열도 내 가장 좋은 품질의 음식이라고 평가받는다고 합니다.
도쿄 유명백화점에서 홋카이도 산지 식재료는 따로 코너로 둘만큼 중하다고 해요.
또한 낙농업이 발달한 곳이기 때문에 치즈와 우유는 물론이고 이것으로 만든 과자의 맛이 으뜸입니다.
꼭 한 박스씩 사오곤 하는 시로이코이비토, 요즘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진 생초콜릿 브랜드 '로이스'도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죠.
저렴한 라떼 마저도 상상 이상의 맛이라고 해요. huge coffee lover로서 너무 기대가 됩니다.
실은 이곳 방문이 처음은 아닙니다. 열 여섯살 때,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던 곳이에요.
중학생의 막내딸로서 기억하는 북해도와 그만큼의 시간을 더 성장한 성인으로서 맞이하는 북해도는 많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월에 떠나는 이유
첫 번째로 3월에 떠나기엔 여정을 함께 할 남자친구 Dan의 일정이 빠듯했어요.
Dan의 회사는 복지가 국내 최고로 유명한 곳인데 최대 30일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는 워케이션이 가능합니다.
그의 현재 프로젝트를 마치고 조금 덜 바빠지는 시기, 저의 퇴사 후 가장 죄책감을 덜 느끼며 놀 수 있는 시기의 교집합 중 가장 가까운 시기가 바로 4월 초였어요.
우리는 4월 첫 날부터 22일까지, 홋카이도 21박을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 살기를 계획했어요. 하지만 숙소를 자주 옮기지 않는 것이 매일의 오전 회의, 야근이 잦은 재택근무에도 방해를 덜 받겠죠.
그래서 굳이 한 달까지 있어야 할지, 모처럼 한 명은 백수인 시기인데 30일 꽉 채워도 좋지 않을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우선 그렇게 3~4주 정도로 잡고 숙소를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아직 정확한 일자를 정하지 않은 이유는 말이죠.
며칠을 묵겠다고 정하든, 가고 싶은 숙소에서 가능한 날짜에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홋카이도는 열 두 달 중 4월이 유일한 비수기입니다.
1~2월은 스키장과 설경 구경을 위해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7~8월은 토미호게의 라벤더 꽃밭과 비어가든 축제가 있어 현지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국외 관광객 중에도 국내 관광객 중에도 4월을 추천하는 이는 못 봤어요. 하지만?
(출처 :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오히려 폭설로 인한 사고나 행사로 인한 교통체증도 거의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열 두 달 중 가장 저렴한 비행기값, 저렴한 숙박까지···!
이렇게 생각하니 홋카이도에서 4월을 꼭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홋카이도의 날씨
홋카이도의 4월은 평균기온 7.1℃, 최고기온 11.5℃, 최저기온 3.2℃ (2020년 기준)라고 합니다.
따라서 골목마다 1m씩 쌓아놓은 눈은 보기 어려운 기온이지만, 설산은 볼 수 있다고 해요.
눈(雪)을 보러 가는 게 아니라 눈(目)을 쉬러 가는 여행인 만큼 이동하기 편한 날씨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요. 딱이네요.
홋카이도의 4월은 어떻게 입고 다니면 좋을까요?
경량패딩 | 머플러 | 장갑 | 기모 맨투맨 | 반팔 티셔츠 |
귀마개 | 비니 | 후드티 | 코트 | 내복 |
폴라 티셔츠 | 니트 | 울 치마 | 청바지 | 무스탕 |
정답은 서울의 초겨울 날씨처럼 입기! 3박이 아닌 3주간 머물 예정이니 아우터는 두 벌 정도 챙겨야겠습니다.
다시말해 이번 홋카이도 여행의 목적이 '충전'이기 때문에
가장 움직이기 편하고 빨래가 쉬운 질감, 믹스매치가 좋은 베이직 스타일의 옷을 고르려고 합니다.
우선 모자 2, 기모 맨투맨 1, 경량패딩 1, 반팔 2, 레깅스 3, 후드티 2 정도 캐리어에 골인시켜 놓았습니다.
귀마개나 장갑은 4월에 갑자기 폭설이 내린다 해도 필요하진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여행 계획 중에 아사히카와시에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서 고민이 됩니다. 이 지역은 일본에서 매우 추운 곳으로 유명하거든요.
저는 겨울을 좋아합니다. 여름의 선선한 날보다 겨울의 포근한 날에 걷는 것이 쉼이 됩니다.
지겹도록 피로함을 느낀 직장생활을 접은 후 잃어버린 겨울을 만나는 것이 너무 설렙니다.
올해 벚꽃구경은 물 건너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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